김 부장은 이제야 알 것 같다. 수입차든 국산차든 다 같은 자동차다. 성별, 직업, 나이, 학벌, 소득 상관없이 다 같은 존엄한 가치를 가진 사람이자 고객이다. 자존심과 오만함이 혹시나 남아 있다면 출근하기 전 현관 앞 소화전 안에 두고 온다.
놈팽이가 김부장에게 말한다.
"내가 봤을 땐 네 나이가 많아서가 아니야. 그 분야에 전문성과 노하우가 있으면 나이와 상관없이 여기저기서 모셔가. 네가 만약에 회계사, 노무사, 전기기사 같은 자격증만 있어도 어디라도 들어갔지. 또 연구소나 공장 사람들은 제품에 대한 지식이라도 있잖아. 근데 너 같은 양복쟁이들은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이 너무나 많아. 진짜 영업의 달인이나 마케팅의 신으로 그 바닥에서 소문나지 않는 한, 쉽지 않아."
"인생은 '짜장면이냐 짬뽕이냐' 선택의 연속이야."
큰 형이 김부장에게 말한다.
"남의 돈 가져오는 게 쉬운 줄 알아? 네가 다니던 회사 안에서는 상식 선의 사람들이 많았을 거야. 나도 대기업 다니던 친구들한테 들어서 알아. 근데 그 멀쩡한 사람들도 밖에만 나오면 자기보다 못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는 변하더라고. 참 이상해"
"행동에서 보이는 진심은 모를 수가 없어."
아내가 김부장에게 말한다.
"내가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끝없는 우울함에 허우적 댈 거라는 걸"
오십 중반을 넘어 예순이 다 되어서야 알겠다.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가고,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아이가 커서 좋은 대학 가고 대기업 다니고, 남들보다 좋은 집 살고 좋은 차 타면서, 최종적으로 내가 임원되는 게 인생의 답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정한 답이 아니었다. 남들이, 아니 어쩌면 허울뿐이던 나의 또 다른 자아가 세워놓은 규정을 그저 따라가려 했던 것 뿐이다.
남들이 가졌다고 나도 다 가져야 할 필요가 없다. 남들이 써놓은 성공 방정식을 내가 풀 필요가 없다.
그저 나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떳떳하고 당당하게, 사랑하는 사람들과 한 걸음씩 걸어가는 것. 그게 진정한 의미의 인생이다.
김부장이 스스로의 감정에는 솔직하지 못해도 인복은 참 많은 거 같다...
김부장 주변의 사람처럼 깊이 생각하고 배려심 많은 사람이 되고 싶다...
오늘 하루 더 성숙하고 더 행복한 순간 순간을 보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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