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가까이 되도록 제대로 한 취미가 없었는데 최근 아주 흥미를 느끼며 재밌게 하고 있는게 생겼다.
그 취미는 바로 국궁이다.(우리나라 전통 활쏘기라고 한다.)
사대(활을 쏘는 곳)에서 과녁까지의 거리가 무려 145m나 된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어떻게 저 멀리까지 화살을 날릴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 멀다.
뉴비가 봤을 때는 뭔가 진입장벽이 높은 고수들의 놀이터 같다는 느낌이랄까? 😂
내 경우는 처음 교육 때 25파운드 장력의 활을 당겼는데 이 마저도 팔이 바들바들 떨리면서 엄청 힘들다.
※ 장력은 활 시위를 당기는 힘을 뜻한다.
25파운드의 장력은 대략 한손으로 11.34kg의 무게를 당기는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자세도 초보가 하기에 엄청 힘들다.(하지만 자세가 제일 중요하다.)
오른 손잡이 기준 활 몸통을 잡은 왼손은 쫙 펴고 오른손으로 최대한 당기는데 이 때 팔이 미친듯이 떨린다.
과녁까지 화살을 날리기 위해선 최소 40파운드 이상의 장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충무공의 난중일기를 보면 평균적으로 하루에 활 10순을 쏘셨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1순이 5발이다.
10순이면 50발을 하루에 평균적으로 쏘셨다는 건데 쏴보면 알겠지만 만작(활 시위를 당기는 것)만 해도 정말 너무 힘들다. 책을 읽을 때는 느낌이 크게 없었는데 직접 활을 다뤄보니 그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존경심이 들었다.
국궁이 엄청 힘들기는 한데 우리 전통 무예가 바탕이란 점과 활 시위를 당길 때 생각을 비우고 집중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뭔가 몸을 쓰는 명상이라고 해야 될까나?
아직까지는 화살을 얹지 않은 빈 활 시위만 당기는데도 좋다.
나중에 발시(화살을 쏘는 행위)때는 화살에 스트레스가 실려 저 멀리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다.
강한놈이 오래가는게 아니라 오래가는 놈이 강한놈이라고 했거늘 나도 오래가는 놈이 되도록 할 것이다.
그래서 평일 교육에 꾸준히 참여하기 위해 요즘 회사에서도 더 집중해서 일하고 있다.(업무도 빨리빨리 쳐내고 있다.)
이곳에는 앞으로 국궁을 쏘며 히스토리를 기록할 예정이다.
처음에 활에 활 시위를 거는 것부터 몸 개그 했던 것과 자세가 하루하루 나아지는 모습 등등..